판례, 각서가 위자료에 미치는 영향

<사건>

별거 중 남편으로부터 아내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면제하는 각서를 받은 후, 협의이혼절차가 법률적으로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사실을 알았음에도 다른 남자와 사이에 아이를 포태한 후 이를 숨기고 협의이혼을 마친 아내에게 남편이 이혼을 원인으로 위자료를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1차로 협의이혼의사 확인을 거치기는 하였으나, 그 절차가 법률적으로 완전히 마무리되지 아니하였음을 알고 있었음에도(또는 원고가 이혼신고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혼인관계의 회복 내지 재건에의 미련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 즉 혼인관계 파탄 여부에 관하여 쌍방의 의사가 일치되지 아니하였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내가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 자녀를 임신하기에 이른 사실을 숨긴 채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등 남편을 속여서 협의이혼에 응하게 한 부인에게 잘못이 있지만, 애초에 성인오락에 몰두하여 외박하거나 늦게 귀가하고 생활비도 제대로 부담하지 않는 등 가정에 소홀한 바람에 두 사람이 별거하는 계기를 제공하고도 아내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면제하는 각서를 작성하여 주고, 뒤이어 1차로 협의이혼의사 확인을 받음으로써 아내에게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다는 인식을 가지게 하는 등 관계회복을 위한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장기간 별거 생활을 계속한 끝에 이혼 요구에 응하여 협의이혼절차를 마친 남편에게도 그에 못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고 혼인생활 파탄 및 이혼에 있어 남편과 부인 상호 대등한 정도이므로 부인은 위자료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