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상 이혼사유

재판상 이혼사유

1.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부정한 행위란 일부일처제 하에서 부부의 정조의무에 위배되는 일체의 탈선행위로서, 간통은 물론이고, 간통에 이르지는 않으나 이성과 한방에서 밤을 지낸다거나 이성과 껴안고 입 맞추면서 심하게 어루만지는 행위, 사창가를 드나든 사실 등이 해당됩니다.

또한 부정한 행위란 배우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마음속으로 다른 이성을 꿈꾼다거나 술에 만취된 상대 또는 정신을 잃고 있는 상태에서 자의에 의하여 행해지지 않은 경우나 강간에 의한 경우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배우자의 과실, 자초한 과음에 의한 행위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한편,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사전에 동의하거나(예를 들면, 씨받이) 사후에 용서한 경우에는 이혼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2. 배우자의 악의의 유기

부부는 법률상 동거·부양·협조의 의무를 부담하는데 배우자 일방이 정당한 이유없이 악의적으로 부부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재판상 이혼사유가 됩니다. 상대방 배우자를 내쫓거나 또는 가족을 버려두고 가출하거나 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든 후 귀가할 수 없도록 하여 돌아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동거할 수 없게 만드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질병이나 업무상 출장으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장기간 별거하게 되었다든지, 상대방의 학대 또는 폭행에 못이겨 가출한 경우는 여기서 말하는 '악의의 유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에 의한 심히 부당한 대우

심히 부당한 대우란 부부로서 동거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신체·정신에 대한 학대 또는 명예훼손·모욕을 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에 해당하느냐는 사회통념과 당사자의 신분지위를 참작하여 '부부관계의 계속적 유지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결혼생활이 파탄된 경우'인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다만, 3의 사유로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로인해 부부생활의 유지·존속이 기대하기 곤란할 정도로 파탄에 이른 경우를 말하고, 이러한 행위는 직계존속(장인, 장모, 시어머니, 시아버지)의 행위여야 하고, 시누이, 올케 간의 갈등을 비롯한 방계 친족간의 갈등은 본 사유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4. 자기의 직계존속에 대한 배우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

자기의 배우자가 자기의 부모 또는 조부모 등 직계존속을 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 명예훼손·모욕함으로써 부부생활을 계속 존속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경우를 말합니다. 3의 사유와 마찬가지로 단지 부당한 대우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로 인하여 부부관계가 유지하기 곤란할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을 것을 요합니다.

5. 배우자의 3년 이상의 생사불명

'생사불명'이란 배우자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전혀 증명할 수 없는 경우로서, 과거 3년 이상 생사가 밝혀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도 알 수 없어야 합니다. 이때에도 공시송달 후 결석재판을 통해 이혼이 결정되게 됩니다.

배우자가 5년간 생사불명이거나 전쟁, 선박침몰, 항공기 추락, 기타 위난을 당하여 1년간 생사불명인 경우에는 배우자 등 이해관계인이 청구하여 법원이 실종선고를 내리면 배우자가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사망과 마찬가지로 혼인이 해소됩니다.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어떤 사유로 부부공동생활이 심각하게 파탄되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 즉 누구라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른 경우로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요하는 것이 일방에게 지나친 불이익을 가하는 경우입니다.

판례가 인정한 예로는 남편의 방탕, 가계를 돌보지 않고 계를 하는 등 아내의 문란한 행위, 허영에 의한 지나친 낭비, 가정주의 거액 도박, 가사를 돌보지 않는 춤바람, 불치의 정신병, 부부간의 애정상실, 성격불일치, 극심한 의처증, 수년간 지속된 별거, 심한 주벽 또는 알코올중독, 범죄행위 및 실형선고, 광신, 자녀에 대한 학대, 이유 없는 성교거부, 성적 불능, 변태성욕, 성병감염, 동성연애, 부당한 피임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