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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스토리

"변호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변호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욕심 많은 원숭이가 큼직한 고깃덩어리가 든 단지에 손을 넣어 고기를 꺼내려는데 손이 쥔 고기가 너무 커 단지 밖으로 손이 빠지지 않는다는 우화가 있습니다. 사자가 원숭이를 잡으려 달려드는 데 원숭이는 손에 든 고깃덩어리를 놓지 못해 도망도 못가고 어쩔 줄을 몰라 한다는 내용입니다.


쉽게는 작은 욕심을 버리지 못한 어리석은 원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우리의 인생에 대비해 보면 선택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하루치 식량인 고깃덩어리와 자신의 생명처럼 무엇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 명확하다면 선택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그리 명확하지 않습니다. 원숭이가 손에서 놓지 못한 것이 단지 하루치 식량이 아닌 자신의 생명 혹은 자녀의 생명을 구할 무엇인가였다면, 그래서 사자에게 잡아 먹힐지언정 그것을 꺼내지 못한다면 자신 혹은 자녀의 생명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그저 어리석은 원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인생은 언제나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고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합니다. 무엇이 나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 고민에 고민을 해도 결론이 항상 명확한 것만은 아닙니다. 하물며 재판을 하는 동안에는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여러 가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수시로 마주치게 됩니다. 이미 '혼인 관계를 정리하고 이혼하겠다'는 큰 선택을 하였음에도 자녀 문제, 재산 정리 등 선택을 해야 하는 것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선택의 상황에서 변호사는 '변호사님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합니다. 이런 질문 앞에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다는 답변을 드릴 수는 있으나, 사실 그 답변이 상대방에게 올바른 선택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 개인은 모두 각자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견딜 수 있는 고통의 종류나 정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올바른 선택은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에 달려있는 듯합니다. 내가 견디기에 좀 덜 힘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 그러기 위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유심히 들여야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앞에 두고, 어떤 결과가 자신에게 덜 힘들 것인지 생각해보자 그러면 그 속에서 지금 자신에게 가장 나은 선택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결론에 이르는 길은 우선 자신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결론을 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혼전문 변호사 조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