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무효소송 판례

 

 

 

결혼을 준비 중인 예비 신혼부부들이 보금자리인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아파트청약이나 전세자금 대출 등을 목적으로 미리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아무 문제 없이 결혼식을 치르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면 좋겠지만 결혼 준비 과정 중에 문제가 발생하여 파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청약을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미리하였다가 결혼 전에 파혼이 되어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기각당한 판례가 있으므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원고와 피고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아파트청약을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미리한 뒤 결혼식 전 파혼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혼인신고는 하였으나 피고가 혼인하는 것을 거절함으로써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고 뿐만 아니라 동거하거나 생계를 같이하는 등 혼인관계의 실체를 형성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혼인은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혼인무효를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서울가정법원은 아파트청약을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미리한 뒤 결혼식 전에 파혼이 된 경우 동거사실이 없다 하더라도 혼인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아파트청약의 목적이 장차 신혼집으로 사용할 주택을 마련하는데 있었던 점을 보면 원고와 피고는 적어도 혼인신고 당시에는 참다운 부부관계를 설정할 의사가 주된 것이고, 다만 부차적으로 아파트공급 청약의 조건을 총족시키는 방편으로 혼인신고를 이용할 의사가 혼재되어 있었을 뿐이며, 혼례식에 임박하여 혼인의사를 철회한 것에 불과한 점, 혼인신고는 부부관계의 설정을 바라는 혼인 의사의 합치에 있고, 이에 따른 혼인신고가 마쳐지면 성립하고 그 뒤 실제로 참다운 부부관계가 설정될 것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 아닌 점을 들어 동거하면서 생계를 같이 하는 등 혼인관계의 실체를 형성하지 못하였다하여 혼인이 소급하여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